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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컨 Dec 01. 2023

한국 회계법인 Big 4의 형성 - 삼정 KPMG

삼정 KPMG

# 삼정 KPMG


삼일 PWC에 이어서 매출 순위 2위의 Big 4인 삼정 KPMG를 살펴보겠습니다. 삼일의 멤버십펌인 PWC가 프라이스 워터하우스와 쿠퍼스 라이브랜드가 합병된 것과 같이 KPMG도 피트 마윅 미셀(PMM)과 클린벨드 마인 게어델러(KMG)가 합병해서 출범했습니다. 2개의 멤버십펌이 KPMG로 합병되기 이전에 한국에 진출했기 때문에 각자 운영되던 한국의 멤버십 회계법인도 합병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삼일 PWC의 사례와 다른 점이 있다면 한국 정부의 정책과 규제가 멤버십 제휴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입니다. 


KPMG 사명의 유래


# 동영 PMM


1969년 1월에 PMM이 서울 을지로 삼성빌딩에 서울사무소를 개설합니다. PMM이 한국에 진출한 이유는 당시 한국 정부가 외국계 은행에 대한 문호를 개방했기 때문입니다. 1967년 체이스맨해튼은행(현 JP모건체이스)을 시작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 외국은행들이 한국에 진출했고, 이듬해 정부는 외국은행의 영문 감사보고서 작성을 위해 외국 공인회계사의 국내 활동을 허용하는 ‘외국공인회계사 국내자격인가준칙’을 공포합니다. 정부가 외국계 은행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회계처리의 편의를 봐준 것이겠지요. 


PMM이 설립될 당시 직원은 10명에 불과했습니다. 그 이후 PMM 서울 사무소의 규모는 점차 커졌고 1982년에 이르러서는 동영회계법인을 설립하고 PMM 제휴법인으로 전환합니다. 1980년대의 회계법인은 규모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았습니다. 당시에는 50명 이상의 공인회계사를 보유하고 있으면 대형 회계법인으로 분류되었는데 동영회계법인은 1985년 기준 39명의 회계사를 보유한 꽤나 큰 회계법인이었습니다. 


# 산경 KMG


KMG의 한국 내 멤버십은 산경회계법인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산경회계법인의 공인회계사 규모는 1985년 기준 44명으로 대형회계법인은 아니었으나 동영회계법인보다는 많은 수준이었습니다. 


# 산동 KPMG = 산경 KMG + 동영 PMM


1985년 산경회계법인과 동영회계법인이 합병되어 산동회계법인이 출범합니다. 산동회계법인의 출범은 당시 정부가 추진하던 회계법인 대형화 시책의 일환이었습니다. 국제화 시대에 회계법인도 대형화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판단한 정부는 회계법인의 합병을 유도해서 50인 이상의 대형회계법인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당시 규모가 가장 컸던 삼일이 99명이었으니 산경 44명과 동영 39명을 합쳐서 단숨에 2위로 뛰어오를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산경과 동영이 합병되던 시기, 글로벌에서는 회계법인 8위인 KMG와 9위인 PMM의 합병 논의가 상당히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KMG와 PMM의 합병은 1986년에 마무리되어 합병 KPMG가 출범했고, 한국에서 산동 KPMG가 멤버십 회계법인으로 운영됩니다. 


KPMG와 멤버십을 맺고 순항하던 산동회계법인은 2000년을 앞두고 위기를 맞이합니다.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IMF의 여파였습니다. 산동회계법인은 97∼98회계연도에 ㈜대우 등 대우계열사의 회계감사를 맡았는데 이 기간 동안 대우 측이 회계장부를 조작해 14조 6천억 원의 분식회계를 한 사실을 적발하지 못한 겁니다. 회계감사인으로서 업무를 소홀히 했다는 책임론에 자유롭지 못했던 산동회계법인은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1년간 업무정지 징계를 받습니다. 


회계법인에 일감이 없어지자 산동회계법인의 회계사들은 줄줄이 이탈합니다. 2000년 3월 말 191명에 달하던 회계사 수는 11월이 되자 27명으로 급감합니다. 회계사들이 대거 퇴직해서 회계감사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지경이 된 산동 KPMG는 결국 자진폐업 신고를 합니다. 


# 삼정 KPMG 출범


산동회계법인이 공중분해되는 상황이 닥치자 KPMG는 새로운 멤버십 제휴사를 찾아야 했습니다. KPMG가 선택한 새로운 파트너는 신생 회계법인인 삼정이었습니다. 1994년에 설립된 삼정회계법인은 현대차의 기아차인수 자문사와 자산관리공사의 해외 부실채권매각주간사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맡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급성장해 왔습니다. 특히 반독점법과 기업인수합병 등 기업금융서비스에 특화해 온 삼정회계법인은 KPMG와 제휴를 계기로 회계감사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출합니다.




이 글은 <거의 모든 컨설팅의 역사>에서 다루지 못한 내용을 추가하거나, 저자의 감상을 적는 시리즈물의 일환입니다. 시리즈물의 취지와 <거의 모든 컨설팅의 역사>의 내용은 다음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거의 모든 컨설팅의 역사> B컷#1. 구성 구상

이 글과 관련된 <거의 모든 컨설팅의 역사>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1987년 | 회계법인 Big 8의 컨설팅 사업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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