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자전거 교통법규 위반 처벌 수위를 강화하기로 했다. 주행 중 스마트폰 조작에 벌금 12000엔, 신호위반과 역주행에 벌금 6000엔, 두 명 이상이 탑승한 경우 3000엔 등이다. 지난해 일본의 자전거 사고 사망자 300명을 훌쩍 넘었다. 가장 큰 사고 원인은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이었으며 대표적으로 주행 중 휴대폰 사용, 우산 쓰고 주행, 전방주시태만 등이 이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최근 5 년 자료를 보면 한 해에 사고는 5000건 이상, 사망자수는 평균 77명이었다. (자전거 가해 사고 기준) 적은 숫자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현저히 낮은 우리나라의 자전거 이용률에 비추어 보면 상당한 수치이다. 가장 큰 사고 원인은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이었다. 전체적으로 일본과 비슷한 구조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국내 대책과 법은 여전히 미흡한 게 현실이다. 도로교통법을 보면 자전거 주행 중 휴대전화 사용에 따른 처벌은 범칙금 3만 원, 헬멧 미착용에 대해서는 처벌 자체가 없었으며 단속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자전거 음주운전에 관하여는 20만 원 이하의 과태료로 규정되어 있으나 자동차와 같이 적극적인 단속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는 나라 중 하나인 네덜란드는 자전거로 인한 사망자 수가 300명 정도였다. 한국에 비해 네 배 정도 높지만 네덜란드의 자전거 수송분담률은 한국의 23배에 달한다. 100만 명당 자전거 사고로 인한 사망자를 기준으로 봐도 한국(약 3.8명)과 수치가 비슷한 이탈리아, 슬로바키아 등은 자전거 이용률이 월등히 높았으며 수치가 가장 낮은 수준(약 1.5명)인 그리스와 스페인도 자전거 이용률이 한국의 10배가 넘었다.
안전불감증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보호구 착용률이다. 양재천, 탄천, 한강 자전거도로를 돌며 조사한 결과 200명 중 109 명의 자전거 운전자들이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오차범위를 고려해도 절반이 채 되지 않는 착용률은 가히 심각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평소에 자전거를 탈 때 안전모를 착용하는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자전거 사고 시 안전모는 얼굴 손상을 20%, 머리 손상을 50%, 치명적 머리 손상을 60% 예방해 자전거를 탈 때 최소한의 보호를 해 준다. 이에 따라 자전거 운행 시 안전모 착용은 법적으로 의무화되어 있지만 착용하지 않아도 벌금 등 제재가 일절 없어서 시민들의 경각심은 낮아져만 간다. 이외에도 사고의 큰 비중을 차지했던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 이 모두 안전불감증에 해당한다.
과속
자전거 사고의 절반은 과속과 관련이 있었다. 한강공원처럼 통행량이 많은 곳에서는 위험이 더 극대화된다. 대부분의 자전거도로는 규정속도가 20km인데 30km 이상으로 달리는 경우가 많고 제재 방안도 마땅치 않다. 20km 제한이 너무 느리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기에 단속 방안 마련과 도로 상황에 따른 규정속도 조정 등이 필요해 보인다.
자전거도로 여건
자전거도로는 크게 보행자, 자전거 겸용도로와 자전거 전용도로로 나뉘며 겸용도로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비좁은 도심에서의 공간 효율성 때문이다. 이 외에도 자전거 우선도로와 자전거 전용차로가 있지만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가장 비중이 높은 겸용도로가 사고가 가장 나기 쉬운 구조이다. 보행자와 자전거가 다니는 구역의 명확한 구분이 없으며 있다고 하더라도 경계석 수준으로 거의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또한 공간 효율성을 높인 만큼 도로는 더 좁아졌다. 사실상 일반 보행로나 자전거전용도로로만 쓰일 수 있는 좁은 도로를 겸용도로라고 표시만 해 놓은 경우도 많다. 보행자와 자전거가 뒤섞이며 곡예 주행을 하게 되는 일이 많으며 길을 막은 주차된 킥보드, 시야를 가리는 버스정류장 등등 때문에 통행량이 많다면 자전거와 보행자가 함께 이용하기는 힘든 환경이다.
자전거도로의 전체적인 길이와 시설보수도 부족한 편이다. 현재 국내 자전거도로 총연장은 27000여 km이다. 네덜란드를 보면 자전거도로의 길이가 약 153000km였으며 자전거전용도로의 길이만 30000km가 넘었다. 네덜란드를 넘어 유럽 대부분이 자전거도로 네트워크가 어느 정도 갖추어져 있으며 도로의 상태도 굉장히 양호한 편이다. 반면 한국은 새로 개발된 도시 인근과 하천변을 제외하면 자전거도로의 시설이 좋지 못하다. 필자가 자전거로 전국을 돌아다녀 본 바로는 정규노선임에도 중간이 막혀 있거나, 일반 차도에 선만 그어 놓거나, 도로포장이 들려 있다거나, 방향 안내 표지판이 맞지 않다거나 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있다. 10여 년 전에 국토종주 자전거길을 만들면서 한 번 정리가 된 바가 있으나 그 이후로는 보수되지 않고 방치 중인 경우가 많다.
자전거에 대한 시민(운전자)의 인식
그런 자전거도로조차 없다면 자전거는 차도로 주행해야 한다. 도로교통법상 차로 규정되기에 따로 지정된 자전거도로가 없는 경우 자전거는 갓길이나 맨 끝 차로를 이용하여 통행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무리를 지어서 1차로로 주행하거나, 차선을 가로지르거나, 신호위반을 하거나, 가로로 나란히 달리는 등 일명 ‘자라니족’으로 인해 자전거에 대한 운전자들의 인식은 그리 좋지 않다. 자전거가 일반 자동차에 비해 속도가 느려서 답답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 운전문화에서 아직 자전거에 대한 배려는 많이 부족한 편이다.
이 외에도 대여 시 헬멧이 없는 공유자전거, 전동킥보드와 오토바이의 자전거도로 통행, 고성능 전기자전거 난폭운전 등 다양한 요인이 있겠다.
기후위기가 현실로 다가오며 진환경 교통수단으로써 자전거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앞으로 자전거는 여가, 취미생활, 운동에 그치지 않고 대체교통수단으로 나아갈 것이다. 공유자전거 등으로 그 기반이 다져지고 있는 지금 사고의 위험도 줄이고 자전거 이동의 편의성을 높일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각 지자체들은 자전거가 방해받지 않고 통행할 수 있는 자전거전용도로 확충에 중심을 두고 관련 정책을 이행 중이다. 개선의 효과를 본 것인지 전체적인 교통사고 수가 줄어든 영향인지 모르지만 자전거 사고도 최근 소폭 감소했다. 감소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이용 빈도에 비해 많은 수임은 부정할 수 없다. 도로, 시설물의 개선뿐만 아니라 각종 규정과 시민인식 개선 등 다방면으로 힘을 쏟아야 할 것이며 규정 준수, 안전운전을 위한 이용자들의 노력도 필수적이다.
https://opengov.seoul.go.kr/mediahub/28101414
https://www.kgnews.co.kr/news/article.html?no=752834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316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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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channela.com/news/main/news_detailPage.do?publishId=000000376187
https://www.korea.kr/multi/mediaNewsView.do?newsId=148912976
https://m.blog.naver.com/bikely/223242896679
https://www.hani.co.kr/arti/opinion/because/1088587.html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383203
https://www.index.go.kr/unity/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