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겸도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논밭, 그 햇살을 에너지 삼아 돌아가는 태양광 발전기로 매달 1천만 원의 수익을 가져다주는 곳이 있다. 경기도 여주 구양리는 이 수익으로 행복버스를 타며, 무료 점심을 함께 하며 활기를 되찾았다. 신재생에너지 삶을 일구는 구양리의 이야기를 찾아가 보았다.
구양리가 태양광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SK 반도체 단지였다. 공업용수 사용으로 마을이 피해를 입자 보상금이 지급됐고, 이를 어떻게 사용할지를 두고 논의가 이어졌다.
"사실 그때가 위기였어요. 그냥 보상금만 나눠 가지면 끝인데, 그러면 마을에 남는 게 없잖아요. 또 탄소중립 때문에 언젠가는 태양광이 들어올 수밖에 없는데, 그때 기업이 들어와 버리면 농민은 다 쫓겨날 수밖에 없습니다.”
주민들은 단순한 분배보다 미래를 지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마침 공유 창고와 체육시설 부지가 있었고, 그 위에 태양광을 설치하면서 위기를 돌파할 길이 열렸다.
“원래는 태양광을 하려고 받은 돈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나눠 가질 수도 있었죠. 그런데 외부 기업이 들어오면 다 가져가 버리니, 차라리 우리가 주인이 되자고 한 겁니다.”라는 이장님의 말처럼, 태양광은 보상금을 단순한 분배가 아닌 마을의 위기를 해결하고자 한 희망이었다.
다만, 태양광을 설치하는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가장 큰 난관은 주민들과의 합의였다. ‘태양광 전자파가 해롭다, 태양광 하면 환경 다 망가진다’등 태양광에 대한 여러 가지 오해로 설득하는 부분이 가장 어려웠지만 지속적으로 설명하니 점차 마음을 열고 설치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마을 공유 창고와 체육시설 부지를 활용해 발전기를 설치하여 매달 약 1천만 원의 수익이 발생했다. 그리고 이 수익은 구양리를 크게 변화시켰다. 우선 무료 식당은 어르신들이 집에만 머무르던 생활을 바꿔놓았다. 주민들은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나누고 탁구를 치며 소통하게 되었고, 그 덕에 공동체는 한층 끈끈해졌다. ‘행복버스’도 마을 주민들의 발이 되어 주민들끼리 멀리 외식을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구양리 햇빛두레발전 협동조합은 앞으로 영농형 태양광을 본격 추진하고, 구양리 마을 모델을 바탕으로 100곳의 ‘또 다른’ 구양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전기 트랙터를 도입해 탄소 제로 농산물 브랜드를 만드는 것을 기획하고 있다.
구양리 주민들에게 태양광은 단순한 수익 사업이 아니다. “태양광은 반드시 가야 할 길입니다. 그 길은 기업이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주인이 되어 함께 가야 합니다.” 이장님의 이 말처럼, 구양리는 위기 속에서도 공동체의 힘으로 희망을 일구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