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이 세상 모든 언니에게

어느해 5월 5일 목요일 언니를 좋아하는 가영

by 온가영

언니, 언니는 너무 멋있어. 언니는 자기가 뭐 대단하다구 좋아하냐고 생각하지? 아니, 그저 나보다 더 많은 날을 지나왔다는 것 자체로도 대단해. 언니 나름의 이유로 하루하루 겹겹이 쌓아 지금의 삶의 모양을 만들어 온 게 멋져. 언니는 자랑스러워해도 돼.


근데 언니, 원래 삼십 대는 이렇게 고단한 거야? 마냥 웃고 떠들고 어울리며 살아온 이십 대였는데. 삼십 대 시작의 이음새는 왜 이렇게 흔들리고 불안한 모양일까. 대체 뭘로 붙여야 튼튼해질까. 언니의 삼십 대는 어땠어? 언니는 어떻게 버티고, 하루에 맘을 붙이고, 매일을 지나왔어? 너무 궁금한 게 많아. 결혼하거나 아이를 키우고, 글을 쓰거나 노래를 하고, 사람들과 작은 것들을 계속 시도하고, 또 이혼을 지나 자신을 찾기도 하고. 모든 언니들의 이야기가 궁금해.


이십 대 나에게 큰 의미였던 다양한 관계들이 삼십 대가 되니 메마른 모래성 마냥 누군가의 입김에 흩어지더라. 무너진 껍데기 안에 작은 나를 발견해버린 느낌이야. 자존감이라는 그 친구는 원래부터 작았던게 아니었을까, 싶은거야. 처음엔 그 작은 내가 곧 죽어버릴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 다시 봐도 모래 사이로 계속 콩닥이고 있더라고. 언젠가 무너질 관계들이었구나, 생각하니 문득 ‘살려야겠다’ 싶더라. 나를 구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뻗으면 어느 때고 맞잡아주는 남자 친구의 기다란 손가락이나 바다를 앞에 두고 장작 타는 소리와 함께 보는 불과 물의 빛깔, 언니가 선물해준 매일 쓰는 글로 언 몸을 녹이는 중이야.


사실 마냥 튼튼하기보다는 허술한 이음새에 어느 날 부서지더라도 그 모양 그대로도 멋있는 사람이고 싶어. 내 부족함을 다 받아들이고도 하나 멋진 점은 알고 있는 사람이고 싶어. 나한테 언니는 그런 존재야. 울고 좌절하더라도 나한테 다정한 인사는 꼭 건넬 수 있는 언니. 늘 먼저 이겨냈고 그런대로 괜찮다는 걸 보여주는 존재. 언니를 존재만으로도 존경해. 항상 고마워 언니, 앞으로도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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