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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by 김용기

빈집


- 김용기



초인종을 눌러도

불러도

담벼락 장미가 주인 행세하던 빈집에

기척이 났다


"왔남?"

이장이 담 넘어 긴 목 내밀었고

"탈 없으면 된겨" 했다


가슴은 말라서 부스럭거렸고

헤매다가 비를 맞아

슬그머니 들었는데

기다리던 그분 때문에 놀랐다


5월이 되자

내 영혼 다시 부스럭거려서

서둘러 비 맞을 채비에 나섰다

빈집 털이범 지키듯

그분 혼자 둠은 죄송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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