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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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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기
May 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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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 김용기
초인종을 눌러도
불러도
담벼락 장미가 주인 행세하던 빈집에
기척이 났다
"왔남?"
이장이 담 넘어 긴 목 내밀었고
"탈 없으면 된겨" 했다
가슴은 말라서 부스럭거렸고
헤매다가 비를 맞아
슬그머니 들었는데
기다리던 그분 때문에 놀랐다
5월이 되자
내 영혼 다시 부스럭거려서
서둘러 비 맞을 채비에 나섰다
빈집 털이범 지키듯
그분 혼자 둠은
죄송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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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담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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