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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도 못하고

- 비 내린 어린이날

by 김용기

울지도 못하고


- 김용기



어른들 하늘 핑계는

떼쓸 구실을 막았다

내다 보고

아이들은 일어나 또 하늘을 보고

설친 잠이 아침을 어둡게 했다

아쉬워하는 어른들 표정에

진정성은 없었고

비는 어린이날을 계속 적셨다


하늘에 토종비는 섞이지 않았다

칼국수 가락만큼 굵어서 반가운 비가

물꼬를 막았고

식수를 모으는 섬이 TV를 덮쳤을 때

시무룩한 어린이를 위하여

어른들 얼굴은 자제되었다

맛없는 짜장면이 얼굴에 묻었지만

아이들 억울함은 곧 잊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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