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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

by 김용기

물방울


- 김용기



비는 멈췄고

하늘은 금세 깊어졌다

마른땅은 젖었지만

난간에 매달려

오도 가도 못하는 물방울 세 개

아파트 한 채 품고 있었지만

매각하기 전에 증발

자기 때를 알았더라면

도랑물에라도 섞여 쓸모 있었노라고

힘줘 말했을 텐데

흠 없이 맑아도

아무짝에 쓸모없게 됐으니

외로웠을까


하찮은 물방울

때와 장소가 중요한 까닭

물방울을 바라보며 깨닫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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