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신파극이었다

by 김용기

신파극이었다


- 김용기



까치집에 앉은 달빛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윤 5월 청보리가

달빛 부스러기를 먹며 자랐고

드문드문, 보리밭 반듯하게 누운 자리

이유는 몰라도 되었다


까치집 달빛 빠지듯

순식간에 월급이 사라졌지만

아이만 보리이삭처럼 자랐고

나머지는 똥

일부러 확인할 일은 아니었으므로

지금까지 잊고 살았다


허리를 굽혀

상한 마음을 손가락으로 주울 때

그녀를 빠져나간 내 마음

눈은 멀기가 영겁

까치집처럼 성겼으므로

허탈은 어머니 몫이 되었다


흐르는 눈물이 길어졌는데

남문다방 중신은 독

끝내 먼 5월의 보리밭

날아든 송홧가루와 퍼런 풀내가

아내의 치마 자락에 진하게 묻었다

달의 뒤편이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