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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내기를 닮았다
- 친구 모내기를 돕다가
by
김용기
May 2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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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내기를 닮았다
- 김용기
모내기하는 곽집사 이앙기가
내 삶을 그렸다
논에 그은 줄이
얼마나 곧으랴만
그 선을 따라 모판의 모가 심겼다
바람 불면 흔들리고
이앙기 위에서 딴생각은 또 안 했으랴
논 위에서 기어코
이 끝에서 저 끝까지
가는 길을 찾아 냈다
모줄은 논물에 잠겼어도
길을 기억해 냈다
이앙기 지나 간 자리는
나란했다
그러다가 모줄은 삐뚤거리고
다시 제 자리 찾아가는 반복
내 삶이 옮겨 앉은 듯하여
오랫동안 논두렁에 앉아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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