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 김용기
구부러진 나무는
힘든 사춘기를 겪었던 걸까
상흔을 보았다
반듯한 나무는
먼 대궐의 기둥 됐다는 소문이 났고
삐뚤어진 나무는 숲에 있었다
사람들이
아이와 산에 올라왔을 때
손가락질하며 하던 말
"저것 봐라"
"저렇게 되는겨"
뭐가 어때서,
TV속에 넣어 둔
농구 배구 야구가 계절마다 열광
태풍처럼 몰려왔던 사춘기가
그 안에 모여 있었다
울다가 웃다가
스스로 올곧게 자란다는 것은 기쁨이었다
당국이 웃었고
슬그머니
아버지도 사춘기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