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을 건널 때는
- 김용기
사막을 그냥저냥
건너갈 생각을 했다면
전에 낙타가 죽고
낙타의 할아비가 건너다가 죽고
비로소 넓적한 발과
착한 주인으로 고삐 바꾼 사실을
아직 모르는 것
어설픈 사막이 아니다
준비 없이 그냥
광야에 불쑥 들어갔다면
죽을 생각을 했거나
이길 힘이 있거나
누군가 봐주는 뒤 배경이 있거나
그러니 한 시도
하나님 생각 없이는 갈 수 없는 곳
웬만하면
살려 보내지 않는 그 곳
사십 년 걸린 광야에서 살아났다면
특별한 이유가 있을 테고
그래도 모른다면 천치
세상이 광야 같은 요즘
사막에서 살아남으려면 해야 할
오직 한 가지
아주 쉬운
그분을 외쳐 부르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