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의 내력

-충청도식 푸념

by 김용기

욕심의 내력


- 김용기



욕심 사나운 놈이

제 목구멍 지키는 건 맞어

한 치도 안 틀려


남아나지를 안 혀

냉장고에 둬 봐야 금방 읎어져

이 집 손주들 좀 봐

큰 애는 그래도 참는 편이고

둘째 애는 입에 물고 양손에 들고

말두 마

얼마나 욕심이 사나운지

그러고도 늘 막내랑 다툰 다니깨

즈이 할애비 타겼어

도승혔지


가물면 아무것도 소용 읎어

눈에 뵈는 게 읎내 벼

물꼬 싸움이 이만저만이 아녀

형제가 있는디

좋을 거라는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을 겨

어림없는 소리여

도롱이에 물 받아먹는 소리랑께

동네 챙피혀서 얼굴도 못 내밀 텐데

제사 때는 아무 시랑 없는 디끼

말 섞는 넉살들은 있어

저 나이까지 칼부림 않고 산건

하늘 뜻이여

사니 용하당께

욕심 많은 건 내력이여

애들이 증좌여


시골 살림이니 넉넉하게 실어 주면

얼마나 좋겄냐구

영감탱이 눈 부라리는 거 봐

한 해 두 해지

남의 집 식구 데려왔으면 이쁠 틴디

일절 내색이 읎어

애들도 좋은 차 타고 왔응 게

얼마 간은 쥔 게 있을 거 아녀

그냥 인사만허구

대면대면하게 서둘러 간다니께

내력이여

부자는 되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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