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향기
- 김용기
나이 든 향나무는 어디를 잘라도
향내가 나는데
내겐 어떤 냄새가 날까, 궁금했다
청결히 했으니
이제 향기 한 숟가락쯤 날 테지
향긋한 생각 떠올렸을 때
내 안 가운데쯤
소장을 지나 대장을 꽉 채운 것
그 냄새가
전두엽까지 올라가 버리고 말았다
더러운 소리를 내던 입으로
먹고 마셨고
거룩한 척 찬송까지 불렀을 때
마땅하지 않다고 하셨다
똥 냄새 말고
입 냄새 말고
이제 나이도 얼추 먹었으니
어디를 잘라도
마땅한 내 냄새려니
자신하였으나
주의 향기는 나지 않았다
나이가 무슨 소용
얼른 다시 엎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