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가 백리
- 김용기
회사에서 장기근속으로
부부동반 유럽여행 갔다 온 친구가
오자마자
7월 달은 빨간 글씨가 없다고
투덜거렸다
전부 다 빨간 글씨인 내 앞에서
무슨 돈이 있냐며
나를 밀어내고 밥 값을 그가 냈다
삼만 칠천 원
나도 실업수당 받는데
또 한 번
커피 값을 계산하길래
시뻘건 욕을 했다
천 오백 원짜리 두 잔 이었다
눈치 없는 왼 손이
노을만큼 뜨거운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백수의 계좌에는 잔고가 바닥
욕을 했지만
고마운 건 사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