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그냥 죽다

- 울어야 매미

by 김용기

매미, 그냥 죽다


- 김용기



그렇게

쉽게 칠 년이라고 말하지 마

땅 속 살아봤냐고

정확히 그 기간 맞추는 것

쉬운 일 아니었어


산은 시원한 녹색이었고

주황색 나리꽃은 큰 키 뽐냈지

먼 산만 바라본 사람들은

그 산 어딘가 기어 다녔을

뱀과 굼벵이와 민달팽이

아마 보지 못했을 거야

긴 장마를 어떻게 예상 하냐고

울어야 사는데

젖은 몸으로 어쩔 수 없었어


이번 비로 여럿 죽었다는데

나 따위 울음소리가

뭔 대수겠냐고


올 해는 매미 앞에서

억울하다는 소리 제발 하지 마

눈만 껌벅거리다가 이레만에

죽었으니까

이런 경우는 처음이야.

(죽는 것도 처음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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