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꽃
- 김용기
찐 감자는 입 안에서 뜨거웠고
혀가 알아챘다
감자꽃 핌 없이
땅 속에서 감자가 열렸을까
관심 밖이었으므로
'별 걸 다' 이 말은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자주색 꽃이거나
흰색 이거나
먹는데 뭔 상관이라고
빗물이 땅 깊숙이 스며들었을 때
봄과 여름사이
긴 번개 몇이 지나갔고
요란한 천둥도 물러갔다
감자꽃은 여전히 사람들 눈을
피해 다녔고
허겁지겁 입에 넣었을 때
감자보다 뜨거운 혀는
감자꽃 아는바 없다는 표정
얼얼하여
입안 옮기기 급한 혓바닥에게
감자꽃 피든 말든
안 뜨거우면 그만이지
장날 쌔고 쌘 감자를 두고
무슨 대수냐는 푸념이
마누라 월남치마만큼 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