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개비꽃

- 하찮은 것의 구분

by 김용기


달개비꽃


- 김용기



망촛대 옆에

망촛대 또 있었다

흔드는 큰 키는 전염이었다


2군 내려온 야구 선수에게

TV에 제 얼굴 나올 날은

더뎌도 희망


무대 뒤 오케스트라의 심벌즈가

두어 시간 만에 단 한 번

지루함 시원하게 날렸다


새초롬하여

눈에 띄지도 않는

빛바랜 남색 달개비꽃을

누가 알아보는가

피었다가 져도

아는 이 없어서 외로운 저 꽃

일어선 느린 오후

슬그머니 말 걸어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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