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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 길은 따로 있었다

by 김용기

고민


- 김용기



등에 흘러내리는 가을비처럼

눈치 없이 살금살금,

차가웠다


찾아 헤매다가

마음에, 비비고 들어와 앉았다

삐뚤거리며 날아가는 화살 같기에

비켜갈 줄 알았는데

도망 다니던 수가 읽혀 허탈했다

청력시험 할 때 듣던

아주 작은 소리만큼 귀를 맴도는 소리

'뭐 해, 내게로 오지 않고'


시키는 대로 따라갔는데

얽힌 실타래는 풀리지 않았다


'그 실타래 여태 쥐고 있었구나, 놔라'

놨다

풀려고 힘을 주고 있던 거였다

무거워서

얽힌 고민 내려놓으면

가벼워지고

끝을 찾아 당기면 된다는 걸 알고

눈에서 힘을 풀었더니 됐다

그 쉬운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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