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질주
- 김용기
도무지 쓰러지지 않는 "0"
며칠 째 쓰러질 기색 없는 "0"처럼
어색한 하루가 또 있을까
무뎌진 슬픔
깨진 호수 물결 위
물수제비가 되었다
먼 물, 힘이 빠지면
다시 물 위를 걷는 반복
민망한 왼팔이 거들어 주었다
인정(認定)이
베르누이 법칙처럼 복잡한가
손가락만 설득하면 되는 것을
까닭이야 모를 일
슬그머니 넘어져 주는 아량 없음에는
내 탓도 들어 있었다
평정심을 잃으면
금 가는 소리에 화들짝 놀랄 텐데
오늘도 물수제비는 날아가고
"0" 은 쓰러지지 않았다
원송 값 없는 고집은 그렇다 치고
슬픈 마두금(馬頭琴)은
왜 이렇게 큰가
어쩌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