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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꼬리

- 토사구팽

by 김용기

배추꼬리


- 김용기



배추꼬리 매운 것은

제 흠을

벗어나 보려는 안간힘

허세일수도

배추 키만큼은 돼야 과학일 텐데

가분수(假分數)다

더러 다부진 아이에게 붙이는

별호(別號)로 쓰이기는 하지만

결국 쓸모없어서

싹둑, 잘리고 마는데

배추꼬리 매운맛은

서리 내린 늦가을

김장날 어머니가 가장 잘 아셨다

흐릿한 어릴 적 추억도 잠시

버려질 때 눈물은

배추꼬리 눈가에 여지없이 맺혔다

가을 되면 버려질 것

이미 알고 있었던 것처럼

차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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