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같다
- 김용기
서지 않았다
낑낑거리면 간신히
세울 수는 있으나
날달걀 삐딱한 이유를
아무도 모르더라
급기야 콜럼버스는 깨트려서 세웠다
놓치면 퍽
쉬운 속내 드러내도록 약하지만
귀한 대우
달걀 스스로 할 줄 아는 것은 없는데
두면 곯는다
닮은 것 중에 사람이 낄까
배워야 사람이 되고
먹고 싸니 곯지는 않을 텐데
맛 다른 차이
있다
달걀처럼 바로 서지 않는 고집이 있고
약함의 동병상련
이 일 하고 저 일 하는 사람들이
서로 말했지만
날마다 달걀을 알아채지는 못했다
사람은 누가 깨 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