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 김용기
노을이 가까운
긴 2층 창가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눈을 감으면
콩에서 팥을 집어내듯
갯바람을 구별해 내는 용한 자리
구석진 곳은
햇빛을 타고 양쪽에서 들어온
다른 생각들이 부딪히는데
버리고 싶을 때
창문을 열었다가 닫는 것은 쉬웠다
언덕에서 만났던 노인이
늦게 창문 끝에 나타나 헐떡거렸다
이유는 물을 필요가 없었다
나의 그런 날을 생각을 하다가 슬픔에
창문을 열었다가 닫았다
바오밥나무와 B612와
여우를 아직까지 만나지 못한
버켓리스트가 있다
갈매기 똥이
하얀 이유를 생각하다가
그 자리에서 또 졸았다
타던 노을은 얼마 걸리지 않았고
곧 검은색이 되었는데
직원의 반복적인 말에 대하여
문득 자폐를 연상하였다
아메리카노 주세요
아메리카노 주세요
그러니 키오스크는 획기적이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