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의 색깔
- 김용기
그늘은
물 젖은 땅 색깔
해가 뜨거울수록 진하다
코로나 이후 더
물에 젖은 어두운 땅 색이 되었다
멋 모르고 걷다가
언 길에서
미끄러진 얼굴이 어두워졌고
숨 못 쉬는 지경
눈 밑 그늘진 언 땅을 몰랐던 것
갈수록
시계가 빨리 달렸다
남자의 얼굴도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도 짙어졌다
해가 떠도 소용없는 이유를
말할 수 없었다
마음 그늘이 얼굴에 올라왔다
시계는 달렸고 그늘은 어두워졌다
붉은색 하트가 아니었다
어두움이 마음에 닿았고
식은 해가 물 젖은 그림자를 더
어둡게 했을 때
마음의 색깔이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