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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늘

- 꿰이면 산다

by 김용기

미늘


- 김용기



미늘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았으나

오래 지속된 갈등에

주린 배가

꿰임을 깜박했다

페로몬 향보다 진한

유혹이 있었다


여자가 코 끝을 지나갈 때

도핑검사 앞에서 잘못 없이 움찔하듯

사내들은 본능적으로

뀀에 다가섰다


덥석 물지 않은 것은 학습 탓

혹은 TV로 인지되었기 때문인데

미늘을 싸맨 것 중 지렁이

고래의 간

향수

정어리

화장

야바위꾼 같은 감언이설

간드러진 말

미꾸라지

구운 오징어

겨울 하얀 눈

이간질, 참 많다


대개 감추려는 본성이 있고

살얼음판 걷듯 서로 조심조심하는데

다 내게로 오라,

십자가를 진 예수를 보았다

죽이다니, 살리려고 택한 죽음이다

어떤 이는 십자가를 미늘이라고 했고

스스로 꿰이는 사람들 자꾸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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