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응답

- 무임 승차 가능한 나이 되다

by 김용기

응답


- 김용기



짝짜기 양말을 신고

예배에 참석했다

벗을 때 봤다


알았더라도 허둥대다가

그냥 갔을 테고

화살을 아내에게 돌렸을 테고

차분하지 못했으니

덜 조인 나사 흔들리듯

냄비뚜껑 끓는 소리 나듯 했을 텐데

내내 아무 말씀 없으셨다

모르셨거나


"괜찮여"

"영하에 발 시리지 않았으면 된겨"

먼저 본 아내의 너스레에

맞장구를 쳤다

방귀 뀌고 성낸 전력이 많다

뒤돌아서서

몰아쉬는 숨소리를 들었다


교회 다녀온 뒤

화낸 적이 한두 번이 아닌데

사람 됐다는 표정이다

나도 아내도,

응답인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