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
- 김용기
짝짜기 양말을 신고
예배에 참석했다
벗을 때 봤다
알았더라도 허둥대다가
그냥 갔을 테고
화살을 아내에게 돌렸을 테고
차분하지 못했으니
덜 조인 나사 흔들리듯
냄비뚜껑 끓는 소리 나듯 했을 텐데
내내 아무 말씀 없으셨다
모르셨거나
"괜찮여"
"영하에 발 시리지 않았으면 된겨"
먼저 본 아내의 너스레에
맞장구를 쳤다
방귀 뀌고 성낸 전력이 많다
뒤돌아서서
몰아쉬는 숨소리를 들었다
교회 다녀온 뒤
화낸 적이 한두 번이 아닌데
사람 됐다는 표정이다
나도 아내도,
응답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