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공약(空約)
- 김용기
당최 뭔 소린지
뱉은 소리 또 허구 또 허구
이젠 잘 안 믿어
절반은 걷어내고 듣는다니께
때마다 뻔히 아는 소리를 또 허는겨
그러려니 헌당께
한두 사람두 아니구
마이크만 잡으면 모두 같은 얘기여
혓바닥이 얼얼 헐티지만
듣는 우덜은 귓구녁이 얼얼 혀
도대체 몇 십 년째
쌓다가 부쉈다가 허는지 알 수가 없어
기다리다가 죽은 사람만 한 트럭은 댜
상관있는 사람만 꼽아도 그려
힘도 없구 사람도 슬슬 주니께
까먹는 겨
중앙에서 중한 일 허겄지만
촌이라구 무시하는 거지 뭐겄어
선거 읎었으면 좋겄어
때 되면 시끄러워
산다는 게 참 거시기혀
헛소리 듣다가 청춘 다 간겨
낳을 놈도 클 놈도 없는 촌이여
늙은이들 뿐이라 큰 일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