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다
- 김용기
더러운 곳에
익숙한 습기와 온도가 있고
거기 곰팡이가 있고
병(病)이 있고
불평이 이틀 째면
분노가 되고 입 안이 허는데
심하여 짓무를 때
빨간약으로 될까
날마다 속 좋은 사람 몇일까
분노가 꾸물거릴 때
누런 욕은 마음이 상했다는 증거
못 나오게 막으면 내려갈 테고
불평이 똥에 섞였다
그게 낫겠다
스스로 안 되면, 부탁
꾹꾹 눌러
입으로 못 나오게 막으면 되는데
그게 맘대로 되냐는 거지
곰팡이야
부지런하면 된다지만
분노 삭이는 일이 누구나 쉬울까
주일 오후 주차장에 떨어진 은혜가
엄청나다는데
한 순간에 탁 뱉어버리는 은혜
그래도 또 시작하는 끈기는 있어서
새벽 찬바람 가르는 걸
아시고
줄여 주시는 센스
확실히 줄어든 불평
분노가 잦아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