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耳)
- 김용기
불공평
저야, 하고 싶은 말 했으니
속 시원했겠지만
욕(辱) 들을 때 심정은 고문(拷問)
꼼짝 못 하고
고스란히 다 듣고 나니
놀란 눈이 깜박거려 주었다
역지사지(易地思之)
남의 귀는 어땠을까
내 입이 던진 욕을 다 들었을 테니
내 입에게
내가 들은 대로
한 술 더 떠서, 쏘삭거렸던 내가 문제
듣고도 못 들은 체했으면 될 일을
내가 들은 욕 전했을 때
듣고도
꿀꺽꿀꺽 분(憤)을 삼키는 듯 참던 입
대견한 듯
눈이 스르르 감아 주었다
나중에
똥에 섞인 독한 욕 냄새를 알았다
남들이 귀 얇다고 하는 말
새겨듣기로 했다
욕하는 입
칭찬하는 입의 절반은 내 책임
나머지는 입 스스로 하는 말일 테니
개도 들어야 짖는다는 말
되새기는 오늘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