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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누가 보냈나

- 봄이 오다

by 김용기

겨울, 누가 보냈나


- 김용기



염화칼슘 안 뿌렸는데

봄이 왔다


녹았고

억센 척 버티던 뒤란 응달도

졸졸

때 되니 꼬리 내렸다


놔둬도 될 일을

부진 부진 빗자루 들고 나섰을 때

거들 지도

나무라지도 않았는데

먼 길까지 눈이 치워진 것은

그의 공이었다

공명심은 쓸개처럼 안에만 있었는데

외로웠을까,

밖으로 나왔다는 것은 그런 의미다


놔둬도

지나 보면 알 일, 서두른다고

목련꽃 덩달아 서두르지 않는데

그러려니

내비둬도 절서(節序),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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