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봄을, 그렇게 알았다

- 봄의 론칭 전략

by 김용기

봄을, 그렇게 알았다


- 김용기



오도카니

추위가 갈 때까지 구성없이 서서

마냥 기다리는 줄 알았다

떠나는 날 알려고

힐끔힐끔

달력 들여다보는 줄 알았다

살려고 애쓰는 줄 알았고

경칩쯤에는 일어날 줄 알았는데

나무마다 여전히 죽은 척

아직 발걸음 드문 것을 알아챈 것이다

사람들 얼추 많아지면

부스스

뒤따라 일어나

깜짝 놀라게 하려고 고누고 있는 것

죽은 척, 봄의 기망이다

목 좋은 곳 노리는 상술처럼

봄도

사람들 나서는 걸 보고 일어나려는

론칭 전략

어설픈 봄 아니었다


TV를 보고 공부한 탓도 있을 텐데

거무티티하다고

얕보면 안 되는

물렁물렁한 봄이 아닌 까닭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