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입을 주목하라

- 십자가

by 김용기


그의 입을 주목하라


- 김용기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예정된 길이라고 했습니다

가야 할 길 간다는 그분이

내 십자가를

대신 지셨다고 했습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얼룩진 피와 땀

쓰러지던 숨소리까지

생생하게 보고 들었습니다

마지막 모습이라니요

골고다는 시작이었습니다


얼떨결이라고 말했다면

비아냥거림 아닌지 살펴주세요

가시 면류관만 못 썼을 뿐

아무도 못한 십자가지기를

제가 했습니다


십자가 그분이

제 맘 속에 매달려 계신 것을

며칠 지나 알았습니다

구레네에서 계란장사하던 제가

남은 힘 조금 썼다는 이유로

두고두고

이름이 불리워지는 것은

택함받은 영광입니다

저는 시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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