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
- 김용기
차라리 듣지 않는 편이 나을 뻔했다
쉬운 사람 아니라는 말은
집에 두고 온 간, 쓸개 때문에
견딜 수 있었다
그가 떠난 후 한동안
묵은 잇내가 머물렀으므로
창문은 열어야 했다
예쁘다
밝다
늘씬하다
시원하다
겨울 견딘 싹에게
목을 가다듬어 칭찬을 했을 때
알아들을 거라는 믿음은
그다지 의미 있는 게 아니었다
아직 동태를 살피는 듯
그는 정숙했고
고작 들풀이었으나
시간은 무모하지 않을 거라는
기대가있었다
얇아서
바르르 떨었을 예민한 귀에게
그날 끝내
천사는 오지 않았고
귀는 위로를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