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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야

- 민들레꽃 단상

by 김용기

얘야


- 김용기



얘야

도시 길 한 복판이라도 괜찮으니

날아가

살아 있기만 하거라


얘야

구경거리가 되더라도

견뎌라

거친 아이 손만 무사히 지나가면

하늘로 날아가게 될 거다


빈 집에 염치없이

주인보다 먼저 들어와 산다고

책망하는 소리

귀에 담아두지 마라

예쁘면 용서되기도 하더라

너나 나나

얼굴 두껍기로 이미 소문은 났다


흔하다니

민들레꽃이 많아도

너는 세상에 하나뿐이란다

기죽지 마라

얘야

내 니 성질머리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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