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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두 시

- 오수(午睡)에 취하다

by 김용기

오후 두 시


- 김용기



오후 두 시

결재를 받지 못했다

구매를 미뤘다

급한 결재판을 들고

사장실 문 앞 서성거렸지만

소용없었다

시계는 정한 시간까지 일절

움직이지 않았다


창 들고 서 있어도 소용없다는

점심 다음의 수학시간은

독한 선생님도

제 소리가 졸릴 때 깜짝 놀랐다


오후 두 시가 곡우에서 멀어질 때

졸다가 깬 뉴스 시보가

오늘 이만큼 올랐습니다 했고

웬만한 결재는 순조로웠다


급해도

봄이 활개 치는 오후 두 시 결재

피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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