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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놀기

- 봄볕과 얘기를 나누다가

by 김용기

혼자 놀기


- 김용기



아파트 울타리에 갇힌

오후 햇살이

나가지 못하고 허둥지둥

몸이 달았습니다


나뭇가지 순(筍)을 보며

무시했다가는

뜨거운 꼴 당할 수 있습니다


제대 앞둔 군인이

달력에 점찍듯

꼴깍꼴깍

누군가 목울대 붙잡은

얼마 안 남은 봄이 뜨겁습니다


봄을 세던

이파리 하나 지는 올 해도

서글픔 남겼는데

한가한 소리입니다

먼 포탄 소리가 오다가 멈췄고

아직 햇살은 울타리 안에 있습니다

조느라

감시카메라도 못 볼게 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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