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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서

- 봄을 보냈다

by 김용기

고마워서


- 김용기



꽃 피고

꽃 지고

봄이 왔다가 가는 동안

나가지 않고

창가에만 앉아 있었더니

안 됐던지

히마리 없는 봄 햇볕이

남의 집 마당에 떨어지는 것까지

불러 모아 딱딱한 유리창을 뚫고

무릎에 와

살며시 앉았다

봄볕도 여럿 모여 안기니

따가웠는데 고마워서

별소리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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