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 김용기
나 이따가
맨 먼저 나갈 거야
오늘 또 새 우산 잃어버리면
집에 못 들어가
그런 줄 알아
어떻게 모일 때마다 헌 우산만
내 차지가 되냐고
표시해 놨으니까
눈독 들이지 마
내가 꼼지락거리다가 늦더라도
얼씬도 말아
새것이 내 거야
엄살일까
푼수인가
진담일까
만 원짜리 우산 하나 때문에
마음이 체했다면
한두 번은 아닐 듯
말속 굵어진 잔 가시
발라내는 작업에 위로가 있다
잔 가시 빼내는 또 다른 방법
찬밥 한 숟가락
꿀꺽
마음 체하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