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더러
- 김용기
낮 쏠림을 무심코 지나쳤다
밤과 낮이 있고
하는 일의 구할이 낮에 몰렸는데
밤은 잠자는데 썼다
해는 낮에만 떴고
달은 밤에 뜨다 말다 했다
사람들 대부분은 먹고사는 일로
낮에 움직이는데
그 기원은 곰을 잡던 구석기시대
산업혁명 이후 밤으로
일부 이전이 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팔할
어제처럼 비 붓는 날은 하루 쉬려는
해의 일탈이었다
밤을 늘려 보려고
해가 낮을 줄여 밤으로 옮겨 봤지만
도로 그 자리
그런 반복은 의지가 매몰되었고
실효성이 무시당하는 지경이 됐다
공장이 고도로 발달하자 사람들은
더러 밤으로 옮겼다
중요한 술집들은 밤으로 갔다
낮 쏠림의 주범으로 지목된 해를
밤으로 반만 옮기면 복잡함이
해소될 텐데
누구더러
가서 그러라고 시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