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한 바퀴
- 김용기
아직도
섬이 할퀸다
지금도
느끼는 거친 숨소리
울렁거림은 주체가 안 된다
무슨 말을 해도
못 들은 척
한 목소리만 듣는 섬을 비껴 서서
입꼬리 슬쩍 감췄다
아파도
할퀸 자국 참았다
내게서 떠나지 않는 섬을
보낼 수 없어서 내가 길을 나섰지만
별 수 없이 돌아왔다
구름도
바람도
섬을 기억하지만
바다도
물결도
섬 이장도 매일 기억 하나씩 지운다
오늘도 꽤 긴 하루였다
아침부터
아직도를 출발하여
지금도, 해도, 아파도, 구름도
바람도, 바다도, 물결도, 이장도를 지나
오늘도 까지 오는 동안
넘실거리지 않은 섬은 없었다
내 안 섬이 떠나지 않는 이유
아직 묻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