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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어(木魚) 2

- 무슨 생각을 하였느냐

by 김용기

목어(木魚) 2


- 김용기



어찌 그러고 사느냐는 물음

편한 말 아니었다

측은한 마음과 아련한 억양이

묻어 있었던 것


죽은 것처럼 사느니

맞으며 이름 값 하겠다는

허공 목어의 대답이 그럴듯했으나

맞은 자국 근육 됐다며

맞아야 외려

소리가 물러지지 않는다는 자랑까지,

때리는 것이 사랑이라는

궤변의 인이 박힌 것

물푸레나무 질긴 당목의 가스라이팅은

명징하였다


인정머리 없다거나

자식 없으니 그렇다거나

흥에 춤까지, 철없는 중을 향하여

평생 주지 한 번 못하다가

사리 한 과(顆) 없이 죽으라는 뇌까림의

공허를 알았지만

그것뿐이었다


물을 떠나

바람에 춤을 추더니

더 호된 당목을 원하는 목어

칭찬에 넋 빠진 반백 년 흔적에

애증도 근육이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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