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나니
- 김용기
오월 장미의 가시를 보았어
아직 연하여
제 구실 할 나이는 아니었지만
예쁜 장미꽃 지키려는
허세가 기특했지
장미꽃 이미 졌을 때
줄기마다
때 늦은 억센 가시의 이유를 생각했어
대추도 아니고
탱자도 아니고
장미가시의 헛수고에 대하여
뜻은 알겠는데
뒤늦게 왜 저러고 있는지
별 역할도 없는 장미가시를
두둔할 생각 없었는데
담에 기대어
주인을 지키려는 장미가시 깊은 속
예쁜 장미꽃 피워 준 주인을
열매로 여겼던 거야
물 주고
거름 덮어주고
넘어지지 않게 묶어 주었던 고마움에
마음을 표시할 줄 아는,
내림이었던 거지
그랬던 거야 장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