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좋은 때

- 지금은 좋은 때

by 김용기

좋은 때


- 김용기



그까짓 눈 한송이라고

쉽게 말했다면

그들 곧, 하나 둘 모일 테고

숨 안 쉬고 내린 눈송이 하나로 인해

오도 가도 못할 때

천 년 된 소나무를 쓰러트린

잴 수도 없는 눈 한송이 무게를 두고

그때는 뭐라고 둘러대려고


네 눈물

내 눈물 한 방울을 두고 고작이라니

간절하게 쌓여 두꺼워지면

보시고

저것들 일 내겠구나 하시며

그 기도 들어주시지 않겠느냐는 거야


그까짓 눈 한 송이가 길을 막고

산을 덮은 것처럼

고작이 아니라는 거지

쌓여 두꺼워지면


요즘은 너무 일러서

새벽도 아녀

졸음도 순식간에 달아나는 좋은 때야.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