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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셋 키우다

- 남편

by 김용기

아이를 셋 키우다


- 김용기



아들 둘 키우는 동안 그랬다

오줌 싸놓고 울고

배고파도 울고

제 뜻대로 안 될 때 울었는데

여지없이 불렀다

남편은 울지 않을 때만

예쁜 아이로 보였을까

아이가 자동으로 큰 줄 아는 지금

남편이 아이다


술 마시면

거의 군대얘기뿐

훈장하나 없는 사내들 영웅허세에

그러려니 하다가도

밤새 칭얼거리던 아이 달래느라

뜬 눈이었다는 오래된 얘기

그랬었냐고 되물었을 때

아직도 변하지 않은 남편은

그대로 아이였다


아들이 짝을 찾았다

너는 그러지 말라고 며느리에게

일렀지만

아들이 예비군복을 입자

단추를 잠그지 않는 것을 보고

내림이구나

말로는 안 되는 종족이구나 싶었다

아이만 셋 키우는 사람이 되었다

무슨 얘기하는지 궁금했다

요즘 셋 모여도 군대얘기는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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