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停止)에 대한 고찰
- 살아 있음에 대하여,
멈춤(停止)에 대한 고찰
- 김용기
사진을 보았다
어린 아이의 멈춘 순간이
고스란히 찍혔다
찰나였을 텐데
그걸 알아채다니, 대단한 카메라다
시간도
시계처럼 멈추게 할 수는 있지만
눈은 그렇게 할 수가 없어서
그냥 두는 것
언젠가 마음이 멈췄을 때
싸늘해졌던 경험
그래서 두려운 것이다
그 두려움이 커졌을 때
잘게 쪼갠 시간이 파리똥에서
농구공만큼 커졌고
벌름거리던 생각이 멈추면
길게 나던 소리도 딱 한 마디
억, 하고 만다
사실 잠깐이지만
엄격하게 말하자면 시계도
똑, 하고 딱, 하는 사이에
멈춤이 있다
즉, 죽었다가 살아나는 것인데
건전지 갈 때는 더 길다
사람도 조사가 됐을 텐데
여러 가지 멈춤
발표를 미루는 이유, 모르겠다
무드셀라의 멈춤은 969년
800년 된 은행나무도 아직
반계리 이장 문안인사
거른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