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 후회하다

by 김용기


- 김용기



저질러 놓고 후회하는 욱이

내 안 남아 있었다


집안 돕는 일로 회복시켰던

싸늘해진 관계가

억울하다

새벽기도로 함께 쌓았던 점수도

한 순간에 까먹었다

뭐라고 하든

한여름 불쾌지수 탓이려니

이노옴

내 안 그놈 주저앉혔었는데

불쑥 왜 그랬는지

기억도 없이 터져버렸으니

분하다


나오지 못하게 너무 오래

누르고 있었던 걸까

죽이지 못한 본성

답답하여

숨 쉬러 나온 건가

말도 못 하고

꽤 긴 시간 아내 눈치를 살폈다

똥 마려운 강아지 훈련시키듯

아내는 프로가 돼 있었다


그 몇 초 삼켰더라면

동네 자랑거리로 소문이 났을 텐데

저잣거리

그저 그런 사내로 전락했다

늘 어색한 후회를 다시 만났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