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 김용기
마음 급한 여울
어느새 한강을 지나가고 있었다
졸졸졸
그래, 꿈이 커야 대양(大洋)을 가지
쪼그려 앉아
방금 계곡을 떠난 여울물
두둔해 줬다
살다가 흙으로 돌아가면
그게 나 인 것을 누가 알까
생각하다가
먹먹함을 버렸다
누굴 눈여겨본 적 없는 나를 봤다
엊그제 유명한 시인 한 분이
고향의 물을 만날 심사로
에게해에 내려 발을 담갔다는데
허허 웃었다
내 발냄새가
그리스까지 갔더냐고 물었다
길 가다가
배 아플 때처럼 급했을까
그때 생각하여 얼른
급한 얼굴 보면 화장실 알려주는데
착한 손가락
그렇게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