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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기 Oct 03. 2024

엄마는 울지 못했다

- 엄마는 강하다

엄마는 울지 못했다


- 김용기



한 걸음 뒤

우두커니 슬픈

어미의 눈은 붉었다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울지 못했다

세렝게티에서는 흔하다지만

포식자의 발 아래

새끼 울음은 잦아들었다


깜박거리기만 하면

주르르 흘러내릴 만큼

눈물 가득했지만

참아내는 것은 오기

행여 흔들릴까

꺼내지 못하고 삼킨 목소리

어린 딸의 두려움이었다


인내는 당초 무리였다

엄마의 휠체어를 끌어안았다

무릎 위에 울음이 쏟아졌다


엄마는 울지 못했다

아픈 엄마는 울지 못했다

눈물이 전염되어 모두 울었어도

엄마는 울 수가 없었다.



*

10/3 오후

아픈 엄마를 찾은 병원 로비의

어린 딸

아파도 엄마는 울지 못했습니다.

흐린 풍경화 한 장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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