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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기 Oct 07. 2024

풍물장 오후 풍경

- 살아가는 연속

풍물장 오후 풍경


- 김용기



장돌뱅이 아침밥은

서둘러 꺼졌다

외치던 목청이 허리까지 내려가

고단함에 달라붙었을 때

시든 햇살이

남은 성깔을 장날 한쪽 구석에

슬그머니 버렸고

그 덕에 좌판 위 생선은 연신

물을 먹었다

배추밭 오후 물 주듯

허리 찬 전대도 살이 찌면 좋을 텐데

사람들은 그냥 지나쳤

추석이 두 이레 지난 오일장은

꺼진 배가 억울하게 울어댔고

수제비 한 그릇 거뜬히 비운 점심

자글자글 

서두르던 장꾼들 목소리도

어느새 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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