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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한 사발
- 시가 되는 가을
by
김용기
Oct 1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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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한 사발
- 김용기
배부른 이유로
가을 한 사발 떠 마신 것을 들었다
피가 곧 서늘하게 움직였고
첫사랑이 살금살금 나오더니
시를 만들어 낸 후
시인의 어깨에 묻혔다
팔랑거려서
낙엽이 가벼운 줄 알았는데
천 근
밟은 걸음 떼어놓지 않았다
바라보던 홍시가 땅에 떨어졌을 때
이런 느낌이었을까
이루지 못했을 때
울음을 참아 낸 그리움처럼
마냥 느린 줄 알았는데
가을은 어느새
하얀 고랭지에 올라 가 있었다
서리 내린 가을 한 사발 남겨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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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홍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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