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 김용기
은행잎 지면 저 집 어쩌나
까치집 외로워서 어쩌나
추울 텐데 어쩌나
무서워서 어쩌나
바람 불면 어쩌나
눈 오면 어쩌나
바람 새는 까치집에
누에고치 가는 실처럼 긴 걱정
은행잎 지면 괜찮아질까
삶과 죽음 가운데
총알받이라는데
먼 우크라이나 참호까지
알고 갔을까
TV는 벌써 전멸이라고 걱정하는데
가족들 눈물은 바닥이 났을 테고
저들은 얼마를 지나야
죽음이 올 것을 예감한단 말인가
시월의 마지막 날 오후
나는 까치집 걱정에
한 시간을 쏟았다.